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가수
    카테고리 없음 2011. 6. 6. 02:55




    요즘 장안의 화제임과 더불어
    대중들이 수많은 감동과 비난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정말 한번 얘기해보고 싶었다.


    참고로 난 요즘 대세인 경연 중심 오락 프로그램의 시초인
    슈퍼스타 K를 거의 보지 않았음을 미리 말해둔다.

    물론 아예 보지 않았던 건 아니고
    다니는 헬스장에 재방송이 나오면 가끔 지켜보는 정도였으며,
    그 와중에 생각나는 거라곤 개인적인 취향으론 서인국보다는 조문근이 더 마음이 가는 취향이었다는 정도.
    (거의 한번에 10분 이상 본 적이 없음에도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던 조문근씨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비록 슈스케에서도
    출연자들이 부르는 노래가 감동을 주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컨셉 상 그들의 무대보다는 경연과정에 치우쳐 있어
    그들의 노력과 준비, 경쟁이
    노래에 투영되어 함께 보인다는 느낌이어서
    음악, 그리고 무대 자체를 보고 듣고 감상하기에는
    약간 거슬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주위에 슈스케에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잘 보지 않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와중에 쌀집아저씨 김영희 피디님의 연출로
    정말 괜찮은 가수들끼리 모여
    경연 형식으로 그들의 노래를 들려준다는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영예정이라는
    얘길 듣고, 예고편을 보았을 때, 난 가슴이 약간 떨렸다.

    정말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프로그램 첫회부터 지금까지 보고 난 후 느낀 것은,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음악이라는 부분에 있어
    '나가수'가 보여준 무대에서
     진솔하지 않은 노래를 들려준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7위를 한 가수들의 노래조차도 말이다.


    특히 5월 22일 두번째 멤버의 2차 경연 부분에서는
    보는 내내 훌쩍거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론
    종합 7위를 했던 김연우 님의 '나와 같다면' 무대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가수 무대에서 가수들이 직접 불러주었던 노래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덜 알려진 가수들이 다시 한번 주목받아
    관심과 사랑을 받을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도 흡족한 부분이다.

    (물론 한편으론 오히려 그래서 더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아주 오래 전부터 마음 깊이 흠모하던 임재범 님, JK김동욱 님의 노래는
    나가수를 통해 세상에 더 널리 알려지게 되어 왠지 모르게 섭섭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10년도 더 전부터 나의 노래방 18번이었던 '고해'는
    몇 년 전부터 기피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더니
    나가수 이후론 감히 불러볼 상상도 하기 힘든 노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흑흑.
    7033. 다시 한번 눌러보고 싶다..아, 물론 노래방 갈 기회가 요즘엔 아예 없긴 하다-_-)



    그리고 요즘 논란이 많은
    옥주현 님의 첫 무대, '천일동안'도 정말 너무 감동스러웠다.

    지금도 욕을 많이 먹고 있다곤 하지만
    내가 알기론 그녀의 나가수 출연이 결정된 순간부터
    정말 온갖 비난이 이어졌다는 것을

    마치 하이애나의 맨질맨질한 주둥이같은
    인터넷 신문기사들의 조잘거림으로부터 그러한 사실을 전해듣고 있었고,

    게다가 핑클 시절부터 개인적으론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어
    핑클 멤버 중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멤버였던 그녀가

    귀하고 귀한 나가수 무대에 선다는 것이 그닥 맘에 들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고 나니 얘기가 달라지게 되었다.

    물론 큰 무대에서 뭔가 웅장하거나 특별하지 않으면 어필할 수 없는 특성상

    마치 뮤지컬 주인공이 스토리 클라이막스에서 부르는 듯한
    장중한 사운드도 한 몫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듣기엔 정말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데 집중과 정성을 다하고 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 날 다른 가수들도 정말 대단한 무대를 보여주었던 것은 사실이겠지만,
    난 적어도 1,6,7위 발표가 남았던, 즉 김범수, BMK, 옥주현이 남았던 시점부터는
    앞의 두 가수가 그동안 앞서 보여준 엄청났던 무대의 감동을 기억하면서도
    그 날 그들의 무대는 옥주현 님의 노래만큼 내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지 못했음이 확실했다.

    그리고 결국 믿을수 없게도 첫 경연 1위라는 놀라운 결과가 벌어지게 된 거다.

    또한 나는 이를 통해 옥주현 님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잠재워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웬걸, 오늘 인터넷 찌라시들을 통해 여론을 확인한 결과
    오히려 반발과 의혹, 비난이 더욱 커졌음을 보고 더욱 놀랐다.

    정말 놀랬다.

    너무 놀라 직접 기사 및 아래의 리플들을 확인한 바로는
    크게 두 부류의 놀라운 반응들이 가장 많이 산재해 있었다.

    ------------------------------------------------------------------
    지금부터는 정말 나의 편견에 의한 서술이다.
    ------------------------------------------------------------------

    1.
    10년 남짓한 일생동안 경쟁문화에 찌들어
    어쩌면 평생 한두번 이상 듣기 힘들지도 모를
    (비록 청중평가단에겐 5~7위의 저조한 성적을 받을지라도 말이다.)

    귀중한 노래들을 가혹하게 상대평가하며
    가창력 순위를 매겨 점수화하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깎아내리고 싶어하는,
    현 정권의 공정사회 모토에 맞게
    소수점까지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은 듯 하면
    원색적인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우리 사회의 10대 중고등학생 꿈나무들,


    2.
    대략 20대 후반 ~ 30대 중후반 정도로 아이를 하나 또는 둘 키우고 있으며
    자신을 아직 젊다고 생각하고 싶으나
    한살 두살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1970년대 ~ 80년대 출생의 자존감이 강한,
    자신이 B급 이상의 문화 혜택을 받고 자랐으며
    나름 논리적인 대가리와 폭넓은 소양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암만 봐도 여성의 말투로 이야기하는 젊은 주부들.

    이 두 부류의 비난이 가장 인신공격적이었고, 무지막지했다.

    ------------------------------------------------------------------

    아, 오랜만에 술처먹고 글쓰려니까 논리의 흐름따위 느껴지지가 않는다.
    오늘은 여기까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