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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옥 (‘12.10.14)
    카테고리 없음 2012. 11. 16. 02:26

     

    · 과거 피맛골의 청진옥 (현재 종로의 르메이에르 빌딩에 위치) 제외하면

    거의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해장국집으로써,

    특유의 옛날 분위기와 헤비한 맛으로 명성이 높았던 왕십리의 대중옥.

    재개발 때문에 인근의 마장동을 거쳐 최근 역삼동으로 이전했다.



    <과거 왕십리시절의 대중옥>

    (사진출처 : 비밀이야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mardukas?Redirect=Log&logNo=100057077920)



    · 지나다니며 볼 때는 뭔가 그래도 좀 있어보이는 집으로만 생각했지

    왕십리의 그곳인줄은 몰랐는데,

    언젠가 꼭 가보리라 생각했던 노포가 철거되어 옮겨온 것이라 하니

    예전 그곳의 맛을 경험해보지 못한 게 무척 아쉽긴 했다.

     

    · 어쨌든 생각난김에 오늘 오전에 바로 가보았는데,

    너무 세련되게 변했다는 등의 블로그 포스트들의 묘사에 비하면

    실제로 그닥 고급스럽게 느껴진다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가게 구석에 세워둔 그 정감가는 출입문처럼

    가게 외관이랑 인테리어를 그런 스타일로 유지했더라면

    오히려 색다르고 눈에띄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 가게엔 이렇게 그저 구석에 놓여있을 뿐이다.>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mokona22?Redirect=Log&logNo=50149366786)


    · 선지는 물을 섞어 굳힌 시중의 보통 선지와 다르게

    소피 그대로를 굳혀 만들어 더 찰지다는 ‘찰선지’를 쓴다고 한다.

    (이상이 식당의 설명이고, 참고로 이는 청진옥도 마찬가지다)

     

    먹어보니 과연 맛이 진하고, 좀 더 단단했다.

    요즘 아무데나 들어가 선지국 먹어보면

    조금 밍밍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말이다.

     

    다만, 선지 자체의 내부에까지 간이 배어있어

    이곳 선지가 진한 맛이라 여기도록 보강해주는데,

    이게 원래 소피에 포함되어 있던 나트륨 때문인지,

    아니면 굳힐 때 따로 양념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 국물은, 소위 헤비하다는 수많은 포스트들의 평처럼

    꼬릿한 향이 강한 편이다.

     

    그러나 식재료가 부패했거나, 조리를 잘못해서 생겨나는

    비린내·노린내와는 약간 달라

     

    처음 두세모금 참고 먹다보면 익숙해지고,

    다 먹은 후 식당문을 열고 나오며 바깥바람을 쐴 때

    꼬릿함이 다시 느껴져

    산뜻한 디저트로 입안을 씻어내고 싶어지는 정도랄까.

     

     

    · 그리고 여타의 일반적인 선지국과 달리 국물맛이 그닥 자극적이지 않았다.

     

    사실 난 좀 맑고 라이트한 국물 좋아하는취향이라 한 수저 떠먹어보고는

    꼬릿함을 줄이기 위해 고춧가루와 후추를 조금 쳐서 먹었는데,

    먹다보니 후회했다.

    원래의 완성된 맛을 망쳐놓은 것 같아서...

     

    그리고, 선지국에 갈비한점 섞여있는 것이 특이했는데,

    이것도 부들부들하니 잘 삶아져 먹을만했다.

     

     

    · 아무튼 막 내취향은 아니었지만

    해장국의 탈을 쓴 라면국물, 조미료범벅 국물로 해장하라고 내놓는

    배려심없는 여타 식당들과는 아예 급이 다르다 생각한다.

     

    또한 소위 ‘찰선지’라는 것도 나름 준수했다.

    몇 번 맛들이면 중독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게 이전한지 얼마 되지않아 그런지

    단골들에게 위치 물어보는 전화가 자주 오던데,

    이에 따르면

    ‘설렁탕’은 아직 주방 손발이 덜 맞아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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