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에 집에 내려갔을때 빨간 트렁크를 하나 샀다.
고의적으로 고른 건 아니고, 그저 좀더 저렴하길래 산건데
사놓고는 왠지 손이 가지 않아 이제야,
대략 몇주가량 흐른 지금에야 처음 입어보게 되었다.
트렁크를 입고 위에속옷을 입으며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
살이쪄서 그런지 위에속옷이 좀 작아 껴보였고,
거울의 한계로 인해 절반가량만 보이는 트렁크는
색깔 때문인지 마치 치마를 입은듯 했다.
<마치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 아이보다는 조금 덜 붉은 트렁크이다.
또 얘보단 내가 더 날씬하다고 생각한다. 아닌가?>
아무튼 나란놈의
디룩질스러운 살덩어리의 몸매가 드러나보이며,
약간은 펑퍼짐한 붉은 치마를 입은듯한
영락없는 26세의 속옷청년이었던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