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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장국 끓이기
    카테고리 없음 2011. 4. 24. 14:09


    술을 먹은 다음 날에는 꼭 '해장'을 해주는게 좋다.

    술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해장이란 응당 해주어야 하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해장국은 정말 여러 종류가 존재하지만,

    난 그중에서도
    '맑은 해장국' 한그릇 들이켜주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어느 동네를 가든
    메뉴에, 혹은 가게 간판에
    '해장국'이라는 단여를 붙여파는 식당들은 정말 많고,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그냥 해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해장국집들을 찾아 했었다.

    그러나 정말 괜찮게 '해장'을 할만한 '해장국'을 내놓는 식당들은
    정말 드문 편이었고,

    그렇다고 좋은 해장을 하기 위해
    항상 괜찮은 해장국집이 어디에 있는지를 염두에 두며
    그 주위에서만 술을 마실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


    게다가 난 공부하는 백수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는 왠만하면 그냥 집에서 해장국을 끓여먹게 됐다.
    (뭐..그래봤자 불과 몇 주 전부터이다.)


    술마신 다음날 내가 끓여내는 건
    대부분 콩나물 해장국이다.

    몸이 힘든 상태에서 끓여야하기 때문에
    정말 가장 간편한 걸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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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단 육수는 멸치로만 낸다. 귀찮으니까..
    냄비에 물을 담아 멸치가루를 한수저 뿌리고
    불을 올려놓은 뒤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본다.

    그러다 팔팔 끓으면 불을 끄고 약간 식히면서
    또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본다-_-

    참, 그리고 전주식 수란을 원한다면
    끓고 난 육수를 식힐 때 작은 그릇에 계란 두개를 풀어
    냄비에 잠시 넣어둔다.


    2. 육수가 식으면 큰 대접에 체를 걸러 담아내고
    그걸 다시 냄비에 붙는다. 그리곤 다시 불에 올려놓는다.


    3. 이제부턴 행동을 좀 빠르게 해야한다.
    (곧 육수가 끓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_-)

    야채볼에 콩나물을 담아 재빨리 씻어내고
    냉동실에 얼려둔 파, 마늘, 청양고추를 꺼내
    마늘은 다지고 고추는 잘게 썬다.
    (한그릇 분량이라면
    파는 한주먹, 마늘은 3개정도, 고추는 2개정도가 내 취향이다.)

    육수가 끓기전에 끝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난 아직은 그럴정도로 빠르진 못하다.
    (글을 쓰다보니 왠지 분하다..)


    4. 아무튼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김치국물 5, 새우젓 1~2, 참치맛장, 다진마늘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이다가 콩나물, 파를 넣고 약간만 더 끓여내면 완성.

    5. 만약 수란을 먹는다면 데워두었던 수란 그릇에
    불 끈 직후의 뜨거운 국물을 무자비하게 퍼부어주고,
    (공공장소가 아니므로 무려 국자로 처넣어준다)
    하얗게 될때까지 훌훌 휘저은 후 들이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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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내가 끓인 해장국은 솔직히 많이 맛있는 건 아니다.
    그냥 속풀기 적당한 정도의 국물일뿐.
    제대로 된 해장국을 내놓는 식당과 비교한다면
    속이 더 풀리는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속풀이의 의미로 메뉴에 '해장국'이라는 단어를 붙여
    음식을 내면서도 조미료와 나트륨으로 범벅이 된
    (경험상 식당 해장국의 70% 이상일 것으로 추측되는)
    짜고 매운 해장국들보단 훨 나은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렴해서 더 훌륭하다.

    나름 만족스럽다.

    전날 친구 결혼식 참석 및 뒤풀이에 이어
    이틀째 공부를 파했지만 말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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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추신]

    해장에 대한 학설은 여러가지가 있고, 한국의 통설은 해장국설이다.
    물론 피자설, 짜장면설, 심지어는 카레설과 같은 소수설도
    다양하게 존재하는 등

    애주가라면 다들
    나름의 해장 방법, 속풀이 방법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사실, 해장이란 건 그냥 알아서 가만히 두어도 저절로 되는거다.
    전일의 과음으로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 것일 뿐이니깐
    그냥 잠만 퍼질러자도 자동으로 회복은 된다.

    다만 그걸 좀 더 효과적으로 빨리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것저것 먹거나 하는 것일 뿐.

    물론 그것이 나처럼 음주 후엔 반드시 하지않으면 안되는,
    어떤 일종의 의식-_-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정서적 측면의 안정까지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 견해로는


    음주로 인해 섭취한 알콜과 안주로 섭취한 염분이 빨아들인
    '수분'섭취가 필요하니 국물있는 음식이 유리하고,
    (또한 국 또는 죽 형태의 음식은 소화흡수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과음으로 쌓인 '독소'를 빼주어야 하니
    피를 맑게 해주는 식재료를 섭취하는게 효과적이며,

    '기력'을 보충해야 하니
    많은 영양분을 단번에,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재료까지 넣은 일품요리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난,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해장은
    콩나물, 황태, 선지, 생태, 대구 등
    간과 피의 회복에 도움이되는 재료를 넣어 맵고 짜지 않게 끓여낸
    맑은 국물의 해장국을 먹으면서 속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속이 편해지는 듯한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을 위한 해장보다는,
    실제로 빨리 몸을 회복시키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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