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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루와카테고리 없음 2008. 12. 17. 21:15
제목, '떼루아'. 미리부터 알고 있던 말이었음에도 왠지 첫글자가 같지만 전혀 상관없는 단어가 자꾸 생각나 추악한 썩소가 흘려내리려고 해 난감해지곤 한다. 드라마의 소재 자체는 맘에 드나 시국엔 왠지 어울리진 않는 듯하며, 배우들 자체는 맘에 드나 진부한 케릭터 설정과 대사들은 몸을 근질거리게 한다. 능력있는 척, 분위기있는척이나 하면서 만만하면 반말이나 찍찍해대는 강태민의 극단적으로 상투전형적인 케릭터도 싫고 귀엽긴 하나 그 똘망똘망한 눈망울에 비한다면 거의 바보연기를 소화해내고 있는 한혜진의 철없다못해 철지난 케릭터도 너무 진부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태민이 동생의 닭살을 쥐어뜯게 하는 짓거리들은 흐르는 식도를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지방들을 바라보는, 혓바닥으로선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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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승카테고리 없음 2008. 12. 13. 13:42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통북 차도를 지나 삼성아파트에 도착하기 직전이었을게다. 버스는 종종 볼 수 있는 성질맞은 버스기사들이 으레 그렇듯이 갑자기 급정거를 했고, 이때문에 출구쪽 길다란 기둥을 의지하고 있던 짐이 많은 할머님 한분이 관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몸이 중심을 잃고 앞쪽으로 넘어질듯 쏠리셨다. 다행히 앞쪽엔 남자 한명이 서 있었고, 그는 엉겁결에 당황한 표정으로, 그러나 괜찮다는 듯한 웃음을 동시에 지은 채 그 할머님을 받쳐든 채 잠시간 버텨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짧은 순간 그 광경을 포착해 지켜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니 한국인이 아니며, 또한 예전 개그물의 '맹구'를 닮은 그가 지어준 순간의 표정은 근래 들어 보게 된 무언가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비록 간지나는 핸섬가이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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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길카테고리 없음 2008. 12. 11. 21:05
오늘도 퇴근 후 헬스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정류장을 놓칠뻔한 나는 급작스레 일어나 벨을 눌러 겨우 내릴 수 있었다. 내가 내려야 하는 '공군 아파트' 정류장은 좀 외진 곳이어서 내리는 사람들은 대개 별로 없다. 근데 오늘따라 누군가가 뒤에서 같이 내리는게 느껴졌다. 그것도 뭔가 다급하게 말이다. 난 퇴근 후 시간을 무척 소중히 여기기에 헬스장을 오고갈때도 빨리빨리 걷고, 헬스도 빨리빨리 하고, 게다가 예전 글에서도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버스도 빨리빨리 타고, 빨리빨리 내리고, 버스에서 내린 후에는 더욱 빨리빨리 걷는다. (포스트 : http://ecolon.tistory.com/entry/나의-생활-퇴근후 참조) 사실 그 '나만의 경주'에서 글을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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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계어카테고리 없음 2008. 12. 9. 11:06
食 관련 유명 블로거들 몇몇의 포스트를 보면 뭔 일본말이 그렇게 많은지 볼때마다 약간의 거부감이 들곤 했다. 한국어 표현이 아예 없다거나 특별히 그 고유의 문화와 정서가 담겨있어서 그런거라면 몰라도, 대부분 한국어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수 있는 걸텐데 굳이 그래야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단 내가 알아듣지 못하니 살살 짜증이 났던 것이기도 하다. 오늘도 그러다가 왠지 이상하게 못참겠어서 한번 정리해봤다. 이제부터 틈틈이 숙지해서 반드시 나만큼은 "이거 재료가 XX야" 왠만하면 한국어로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뭐, "굳이 요리재료가 뭔지 알아야 해?" 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_- 참치 부위별 명칭이 좀더 다양히 세분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못찾았다. 오토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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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은 없다 - 지뢰찾기카테고리 없음 2008. 11. 30. 21:43
난 지뢰찾기 하는걸 무척 좋아한다. 세계적인 랭커는 아니지만 그래도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 끝에 나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생각한다. (My 기록은 초중고급 합계 : 1+16+61 = 78초, 현재 세계기록은 1+10+37=48초입니다) 본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필승법이 없다는거다. (취향에 따라 누군가에겐 이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될수 있을듯 하다) 즉, 노력으로 반드시 게임을 클리어할수 있는게 아니라는거다. 아무런 단서 없이 단지 선택해야만(찍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거다. - 반면에 최근 빠지게 된 퍼즐게임 '스도쿠'는 필승법이 반드시 존재한다. 스도쿠는 각각의 게임판을 필승법이 존재하도록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도쿠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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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레카테고리 없음 2008. 11. 30. 06:05
방금 오랜만에 사레 한번 제대로 들렸다 왔다. 대단한 음식도 아니고 그냥 침삼키는데 갑자기 사레가 들렸다. (심지어 가래침조차 아니었다. 라는건 대체..) 겨우 침따위가 나의 소중한 식도가 너덜해지도록 소란을 피웠다. 위액이 올라와 쓴내가 날 정도로 크디큰 대박기침 1회 이후 잦은 기침을 5초 간격으로 4회 정도 반복한 것 같다. 이런 더러운 말썽꾸러기같으니. (씨발놈아!) 휴가기간동안 쉴틈없이 하도 끈기있게 처먹어서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다보니 좀 진정이 되고있다. 아 쪽팔려.